다이스타 작가님의 새 책이 딴뚬꽌뚬에 왔습니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엽서책, 『pupupu』입니다!
『pupupu』 뚱한 얼굴을 한 채 침울해 보이는 여성과 고양이가 주인공입니다. 어찌 보면 두 인물 다 폭신폭신한 재질로 속을 채운 인형들인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흐느적거리는 팔다리는 때때로 누덕누덕하게 기워놓아서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더 처량하게 느껴집니다. 이들이 너무 약해 보여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고 위로를 전해주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들 스스로 느리지만 차분하게 괴로움을 이겨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힘내라는 말에는 대체로 으쌰으쌰나 아자아자같은 힘찬 구호가 따라붙는데요, 『pupupu』를 보며 저는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꼭 힘을 줘야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흐느적흐느적, 뒹굴뒹굴, 게으르게 천천히 움직이면서 생활로 돌아가는 방법도 좋은 것 같아요. 마음이 엉망진창일 때 이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하는 위안을 얻었고, 또 이들의 어색하고 서투르지만 꾸준한 몸부림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런 식으로 축 쳐진 마음상태로부터 조금씩 벗어났습니다.
『pupupu』는 엽서책인 만큼 빈 페이지가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언제든지 솔직한 생각을 적을 수 있습니다. 내 깊은 속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가 있다면, 페이지를 뜯어서 친구에게 전해줄 수도 있습니다. 혹은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주면 좋겠다 싶은 페이지를 선물할 수도 있구요. 아니면 쓴 글들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잘 모아두었다가 나중에 나에게 필요해질 때 다시 펼쳐 봐도 좋을 거예요. 앞으로 힘들어 할 나한테 미리 보낸 엽서 한 묶음인 셈이지요.
그리고 그림 좀 보셔요! 다이스타 작가님 그림은 보는 사람의 사랑을 마구 빨아들입니다! 그냥 예쁘니까 갖고싶다는 마음으로 소장하셔도 정말 좋은 책이에요.
pupupu
지은이 : 다이스타
제목 : pupu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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