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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같이 지내지 않는 저로서는, 말 못하는 동물이 사람의 마음에 그토록 많은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무척 신비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물론 유튜브 쇼츠에 잔뜩 있는, 개와 고양이의 재미있는 모습들만 보아도 얼굴에 미소가 바로 걸리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미지를 값싸게 소비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이것이 서로 다른 종에 속하는 동물 여럿이서 서로를 돌보며 사는 일과 같을 수는 없지요. 더군다나 이런 식의 소비에는 그 어떤 책임도 필요하지 않습니다.『털 헤는 밤』에는 자신보다 작고, 말도 안 통하는 생물들을 돌보기로 스스로 결정한 사람이 느껴야만 하는 슬픔, 불안함, 두려움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괴로움들은 고양이의 귀엽고 우스운 행동거지나 강아지의 사랑스러운 재롱을 30초짜리 영상으로 보고 지나갈 때는 전혀 느낄 수 없는 마음들입니다.
 
반려동물은 같이 사는 사람보다 빨리 늙으며, 그들이 그렇게 늙어가는 만큼 물질적, 시간적, 감정적 비용 역시 늘어난다는 점은 저도 이미 많이 들었기에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는 늙어가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돌보는 작가님의 기억들이 무척 섬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도 느꼈지만, 한 편으로 그 엄청난 책임이 제 몫이 아니라는 점에 안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만큼 작가님 포함, 반려동물들을 돌보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네요.
 
물론, 반려동물과 사는 일이 즐거움과 재미있음이 전부가 아니듯, 책임감이 전부인 것 또한 아닙니다. 『털 헤는 밤』에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털과 살이 주는 감촉과 온기에 대한 묘사가 틈틈이 나오는데, 이는 반려동물 없는 사람은 절대 누릴 수 있는 유쾌함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은, 반려동물과 사는 ‘행복’에는 꼭 그런 즐거움이 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책임에 충실한 시간 속에 반성과 후회를 거치며 스스로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가는 과정 역시 그 행복에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말없이 ‘반려인간’에게 자기 체온을 주는 털복숭이들이 있기에, 그 힘든 과정은 전혀 외롭지 않겠죠. 저는 아직 그런 책임감을 감당할 자신이 없지만, 이 책 덕분에 다른 생명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멀리서나마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털 헤는 밤

₩10,000Price
  • 지은이 : 이공이

    제목 : 털 헤는 밤

    출판사 : 이응이응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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