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분들의 격한 사랑을 받았던 『커피 한 잔 값으로 독립출판 책만들기』의 '속편', 『커피 한 잔 값으로 독립출판 책 디자인』입니다.  

'속편'이라고 표현했습니다만, '책 만들기 가이드'라는 점에서 두 책이 다루는 내용은 선후와 경중을 따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한 번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책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할 거에요. 책을 만들 때는 일단 글부터 잘 쓰고 그림부터 예쁘게 그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온라인 게시물이 아니라 종이에 인쇄한 책을 만들 때는 책 내용 뿐 아니라 책을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기획해두는게 나중에 편합니다. 그렇지 않고 열심히 글만 쓰고 그림만 그렸다가는 인쇄작업에 들어가기 직전에 낭패를 보게 되거든요. 심하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인쇄 조건들 때문에 글과 그림을 다급하게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책 디자인을 미리 생각해 두었다면 판형, 종이 종류, 인쇄 방법, 폰트 등 물리적이고 기술적인 제약들을 발판으로 삼아 같은 내용으로도 더 멋진 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문제는 '책 디자인'이 그동안 책을 읽기만 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 낯설다는 것인데, 바로 요 책, 『커피 한 잔 값으로 독립출판 책 디자인』이 그런 분들께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앞선 책 『책 만들기』 처럼 『책 디자인』도 서론은 짧게 하고 본론으로 빠르게 넘어갑니다. 판형, 종이, 폰트, 책 내지의 구성 등 책 만들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정보들이지만 모르는 사람은 하나도 몰랐을 지식들이 깔끔하게 설명됩니다. 작고 가벼워 외투 주머니에도 들어갈 수 있지만 내용이 꽉찬 『커피 한 잔 값으로 독립출판 책 디자인』, 제목 그대로 커피 한 잔 값에 누리실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글쓴이는 책 디자인을 "내가 기획하고 내가 쓴 원고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들인 시간"이라고 표현해 주셨습니다. 인쇄 실무는 때때로 골치아프고 지루한 기술적인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이 그 '일'을 자유롭고 즐겁고 흥미진진한 '표현 작업'으로 만들어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