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인상적인 프롤로그로 시작하는 그림책 「적」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두 명의 병사들이 소모적인 참호전을 벌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상황이지만, '들을 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이야기로부터 전쟁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고 말도 안 되는 행위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화가 갖는 힘이겠지요.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작 중 야전교범서에 적혀있는 정신교육자료 문구입니다. "적은 인간이 아니다." '누구누구는 인간이 아니다', '누구누구는 죽여도 된다' 이런 '가르침'은 인류역사상 사람이 사람을 죽이도록 만드는데 정말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문제는, 서로가 서로를 적대하는 상황은 어느 한 '참호'만 태도를 고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시피 상대방에 대한 적대를 거두는 순간 내가 위험해진다는 두려움이 적대를 지속시키는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책의 마지막 장면처럼, 모두가 함께 상호적대라는 상황에 대한 어리석음을 깨닫고, 이러한 상황을 끝내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그리고 이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최소한, 상대방을 인간이 아닌 '적'으로 여기고 두려워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미친 짓인지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사람이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적」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전쟁 없는 세상에 기여하고 있는 책입니다.
참호라는 공간과 잠호전이라는 상황의 상징성, 독특한 그림과 표현들 등 깊이 생각할 요소들이 많은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적
글쓴이 : 다비드 칼리
그린이 : 세르주 블로크
옮긴이 : 안수연
제목 : 적
출판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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