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게스트하우스를 막 시작한 부부의 수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수기는 집을 구하고, 공사를 하고, 손님을 맞이하고 작별하며 든 생각, 걱정, 마음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달하는데, 글쓴이의 글솜씨 덕분에 독자들은 게스트하우스 호스트들의 경험과 상념들을 차 마시듯이 음미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영원한 가치에 대한 글쓴이의 애착입니다. 한국인 상당수는 집에 대한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은 대체로 변화와 얽혀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들은 변하지 않는 모습을 찾아다녔습니다. 시간이 보존되는 공간에서, 사람들은 잠시 머물다 떠나게 됩니다. 그 점에서 호스트와 게스트는 모두 여행자들입니다.
 여유만만할 것 같은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삶일 것 같지만, 낡아서 말썽을 피우는 오래된 집에서 손님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그들의 현실적인 고민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간이 매개해주는 삶과 삶의 인연은, 사람을 지혜롭게 만들어줍니다. 글쓴이 부부의 독특한 가치관과 삶의 방식은 여러가지 새로운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데, 그 중 가장 묵직한 메세지는 이것일 듯합니다.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다.” 사람들에게 급하고 초조하게 살아야만 한다고 강요하는 세상입니다만, , 삶과 삶, 삶과 공간, 삶과 시간의 관계에 대해서 딴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잠깐이라도 가져보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