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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사람취급하기 싫고, 그래서 그 말도 들어주기 싫은 사람들더러 '무슨무슨 충(벌레)'라고 하는 세태에서, 『벌레의 마음』이라는 책 제목은 무척 인상적이지 않은가요?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처음 들어보지만 무척 호감 가는 이름을 가진 벌레의 마음을, 사람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예쁜꼬마선충은 체세포도 적고, 그만큼 신경세포도 적으며, 수명도 짧은 한편 인간과 유전자 40%를 공유합니다. 이 작고 단순한 생물체의 생태, 생리작용, 신경세포들의 반응 등등을 관찰함으로써 벌레의 마음을 읽어내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과학적 연구작업들을 통해 인간에 대해서, 또 생명에 대해서 깊은 성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낯선 생물체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문적 연구성과를 소개하는 책이지만, 쉬운 표현, 익숙한 어휘, 친절한 문장, 적절한 그림 덕분에 읽기 어렵지 않아 과학의 즐거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적 바디감'이 '조금 무거움'이라는 점은 의외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단순한 신경체계와 짧은 수명을 가진 예쁜꼬마선충과, 무거운 뇌와 긴 수명을 가진 인간의 마음 모두 측정되고 수량화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 책 전체를 따라다니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코 가벼운 질문이 아니고, 과학자들과 독자들이 힘을 합쳐 답을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단지 놀라운 과학적 연구 결과를 쉽게 전달해주는 것에 그치는 책이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벌레의 마음

₩15,000Price
  • 저자명 : 김천아 외
    제목 : 벌레의 마음
    출판사 :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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