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삶은 인류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국가의 흥망과 위인들의 업적을 통해 역사로 총칭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식하고 이해하고 기억합니다. 그러나 여기, 초등학교 숙제로 제출했던 그림일기장을 역사자료로 남긴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평범한 사람이 있든 없든, 이 거대하고 복잡한 세상은 별일 없이 돌아갈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평범한 사람이었던 오빠의 일기를 출판한 그의 동생은, 이런 사람의 인생을 기억하고 알리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짓궂음, ‘현실남매’사이의 다툼 등 유치한 시절의 생생한 기록들 때문에 책을 보는 내내 실없는 웃음이 나오게 되지만, 영혼과 죽음, 인생에 대해 어른보다도 더 진지해지기도 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보면 부끄러움과 함께 감동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오빠일기』에 담긴 이런 놀라운 기록들은, 한 사람의 삶과 마주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아무리 평범하더라도 평범한 사건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