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가이자 SF작가인 듀나가, 홈페이지에 오랫동안 연재했던 클리셰 사전을 정리했습니다.
 클리셰란 예술작품에서 별다른 고민 없이 관습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을 말하죠. 보통 작가의 게으름과 작품의 진부함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이지만, 때로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고, 때로는 또 다른 발상을 떠올리게 해주기도 합니다.
  작가나 비평가가 아닌 일반 관객 입장에서 클리셰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 책은 초심자를 위한 "영상비평 입문"책으로 정말 훌륭합니다.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쉽게 쓰인 문장으로 듀나 작가 특유의 예리한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겸사겸사 얻을 수 있는 영화 관련 지식들도 흥미진진합니다. 글쓴이가 소개하는 클리셰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영상물을 읽어내는 힘이 부쩍 올라갈 겁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릎을 탁 치며 웃음지을 순간들이 많은 책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해온 글이기 때문에, 어떤 클리셰는 이미 생명력을 다했거나 최근 그 의미가 달라진 것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작가가 보충설명을 달아두었는데, 이를 통해 영화 트렌드의 변화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