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자동차나 기계를 보수해놓지 말자, 지각하자, 일을 질질 끌자, 화장실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퇴근하자, 적과 관련한 호텔이나 식당, 항공사 등에 가짜로 예약하자. 
짓궂은 장난, 사소하지만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는 비매너 행위, 혹은 회사에서 쫓겨나기 좋은 행동들 같아 보이지만, 이는 CIA에서 엄연한 군사적 목적을 가지고 만든 작전, 즉 ‘생활공작’입니다. 
책에는 사람 골탕 먹이는 장난 같은 짓들이 잔뜩 담겨 있습니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친숙한 행위이기에, 이 행동들을 정말로 군사적인 목적으로 행한다 해도 들키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렇다고 무슨 효과가 있을 것 같긴 않습니다. 그래도 역자의 말을 읽어보면 생활공작이 무시할 수 없는 군사행동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효과는 둘째 치고, 친숙하며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이 생활공작의 묘한 매력이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책 자체는 CIA가 살포한 책자를 번역한 것으로 중립적인 사료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책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독자에게 달렸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즉 이 책은 전쟁사 연구 자료로 쓰일 수도 있고, 날 괴롭히는 직장상사나 학교 후배가 적국의 간첩인지 알아내기 위한 참고자료가 될 수도 있으며, 지루한 일상이나 마음에 안 드는 체제에 대해 소심하게나마 저항하기 위한 가이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읽는 즐거움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이 책은 일상적 스트레스에 찌든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