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뚬꽌뚬 새 책 소식입니다! 오늘 책은 만화책, 그것도 정말 특별한 책입니다. 
 
Quakquak 작가님이 만든 『산책』은 리소프린트로 인쇄한 책입니다. 덕분에 내용을 읽어보기도 전에 그 독특한 분위기에 눈길과 손길이 가는 책이에요. 저도 예전에 리소 인쇄 실습 수업을 할 때 그 매력에 푹 빠졌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아서 아직까지 이것으로 뭘 해볼 엄두를 못 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책』을 보면 이 기술에 능숙하다면 얼마나 멋진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 알 수 있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산책』은 내용으로 보자면 잔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강아지 산책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개와 사람)은 산책길을 나와 소소한 사건들을 겪고, 사람들과 마주치고, 낯설거나 친숙한 공간들을 지나옵니다. 그 가운데 독자들도 마치 등장인물들이 하는 생각, 품는 감정을 따라 함께 산책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요.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어도, 작가님이 창조한 이미지들이 독자들로 하여금 짧은 산책시간에 몰입하도록 하거든요. 당연히, 리소인쇄가 주는 독특한 느낌도 이 몰입에 크게 기여한답니다. 
 
짧은 산책 이야기의 후반부는 사라지는 풍경이 주는 안타깝고 그리운 감정으로 독자들을 기분 좋게 밀어 넣습니다. 작가님은 리소인쇄라는 ‘고전이 된’ 인쇄기술을 통해 오래 된 풍경, 사라지는 삶들을 마주할 때 느끼는 감정들을 정말 훌륭하게 표현합니다. 
 
인쇄에 사용된 두꺼운 재생지는 얇은 책을 안심하고 펼쳐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손끝이 편안한 감촉은 말할 것도 없네요. 실로 책을 제본한 덕에 그 책을 펼치는 느낌은 더욱 부드럽습니다. 강아지 산책이 주는 느긋함을 손 안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도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