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는 구국의 영웅일까요? 아니면 한국 현대사를 어둡게 만들어버린 독재자일까요? 그만큼 평가가 갈리면서 격렬한 찬반격론을 일으키는 근대사의 인물도 드물거니와, 그러한 ‘그의 시대’ 또한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박정희’시대는 명확한 중심인물이 있는 시대입니다. 그가 혹자의 주장대로 ‘초인’이자 불세출의 영웅이든, 혹은 탐욕스러운 독재자이든, 그 시대는 그를 중심으로 하는 민족중흥이나 반독재투쟁이라는 거대한 서사로 묘사되며,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그런 시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시대인식을 극복하려 합니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서발턴의 역사’, 즉 대립적인 두 거대서사가 무시하거나 의도적으로 배제했던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입니다. 박정희 시대에는 광부, 파독노동자, 파월병사, 도시빈민, 도시폭도, 살인자, 소년범, 양공주, 빨갱이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당시 지배세력에 의한 공식적 역사기록에서 뿐 아니라 대항서사인 민중사에서조차 버림받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공식적인 기억과 기록은 그들에게 폭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존재했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그들은 우리의 삶에 불현듯 출현하면서 우리에게 불안과 충격을 안겨줍니다. 이처럼 존재 자체로 불온한 사람들이기에, 그들은 박정희 시대의 유령들인 것입니다.
무언가를 기억할지 잊어버려야 할지 규정하는 것은 권력과 정치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박정희의 딸이 통치하는 시대에 기억과 잊음의 문제를 가지고 힘든 싸움을 벌였습니다. 따라서 잊음의 대상이었던 이들을 찾아내고,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저자의 노력이 담긴 이 책 또한 정치적 문화적 투쟁의 산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가 담아낸 목소리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인식을 불안하게 흔들어버립니다. 그 혼란스러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인식을 갖추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한편 전공이나 취미로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연구하시는 독자들은, 다섯 번째 부록인 [구술, 그리고 민중사]에서 많은 영감과 고민거리를 얻을 수 있으실 것입니다.
박정희 시대의 유령들
저자명 : 김원
제목 : 박정희 시대의 유령들출판사 : 현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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