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간행된 잡지입니다. 1차 사료로서 의미가 큽니다. 부산 고니시 성 인근에서 녹슨 화살촉을 줍고 놀았다는, 사소하게 언급되는 부분들조차 그렇습니다.
대개 일제시대를 고통과 압제의 시대로 상상하게 되지만, 잡지를 통해 보게 되는 시대상은 그보다 훨씬 입체적인 일제시대를 알려줍니다(물론 잡지가 교양 있는 중상류층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습니다). 심지어 내선일체 정책과 맞물린 정치적 배경이 빤히 보이는데도 그렇습니다.
당대 일본인들은 조선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듯 하며(마치 오늘날 한국인들이 일본의 마츠리나 에노시마 전철에 대해 느끼는 감흥처럼), 한복과 조선말, 조선 음악에 인문학적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 기생에 대한 필자들의 관심은 놀라울만치 높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식민주의자들이 식민지 주민들을 보는 시선을 엿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어려서는 조선인 친구와 허물없이 지냈다는 일본인들의 추억담은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고민을 던지게도 하고, 이야기의 영감이 떠오르게도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영인본입니다. 아쉽게도, 일본어가 낯선 분들은 읽기 힘들 책입니다. 하지만 일본어를 읽으실 수 있다면, 한 번 독해에 도전해보시는 것도 멋진 일일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