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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민 작가님의 『라이딩 모드』입니다. 낯선 책 표지에 ‘이택민’이름 석 자가 박힌 것을 보았을 때,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엮는 작가님의 성실함에 정말 감탄했답니다(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지요...)
 
쭉 뻗은 도로, 파란 하늘, 자전거를 탄 사람, 표지 이미지만 보아도 자전거 타는 이야기가 담겨 있겠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전거 국토종주 10년의 기록’이라는 부제까지 있으니, 책을 펼치기 전부터 독자는 그 고된 자전거타기가 작가로 하여금 어떤 문장들을 내놓게 했을지 기대하게 되는군요.
 
문장은 장소에서 장소로, 사람에서 사람으로, 사건에서 사건으로 옮겨가는 길을 따라 이어집니다. 문장마다 담고 있는 상념과 고민은 서로 겹치기도 하고 갈라지기도 하지만, 일관된 것은 시간과 거리와 투쟁하기 위해 자기 몸을 몰아붙이는 글쓴이의 마음입니다. 구체적인 거리와 시간이 함께 제시되다보니 독자는 글쓴이의 피로감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130여 페이지에 걸쳐 반복되는, 출발하고, 몰아붙이듯 달리고, 멈추어 쉬는 이 리듬을 따라가다 보니, 저는 어느새 글쓴이가 거침없이 되짚어 올라가는 자전거 길을 따라  페달을 밟고 있더군요. 최근 일이 아님에도 구체적인 기록으로 남은 기억들이 이 여정을 더욱 생생하게 마음속에 떠올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신기했던 점은 이렇게 힘들게 페달을 밟으면서 어떻게 이런 문장들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정도로 몸을 피곤하게 하면 머리속은 비어버리지 않을까? 지친 몸은 편한 곳에 눕자마자 잠들어버리지 않았을까? 그런데도 자전거 여행길에 몸과 마음이 책 한권이 될 정도로 길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니, 작가님은 딱 맞는 취미를 고르신 것 같습니다.
 
자전거 좋아하시는 분들, 자전거 여행을 꿈꾸시는 분들, 몸 힘든 것은 싫지만 사서 고생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 이택민 작가님의 『라이딩 모드』 추천드립니다.
 
 

라이딩 모드

₩13,000Price
  • 지은이 :  이택민

    제목 :  라이딩 모드

    출판사 : ㅊㅍ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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