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란 받아쓰기 같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이 없는건 아니에요. 생각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어요. 독재자가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것을."
 
아이와 함께 읽는 그림책이라면, 밝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다루어야 할까요? 독재, 그리고 시민들의 정치참여는 무거운 주제이고, 어쩌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큰 다음에 알게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경험하였다시피 우리의 삶은 우리 사회의 정치 수준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우리 삶에서 정치가 아닌 것은 없고, 그러므로 아이들이 정치에 대해 모르게 하는 것 역시 정치적 행위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독재에 대한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는 것은 애써 피해야 할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플란텔 팀의 쉽고 강렬한 문장과, 미켈 카살의 귀여우면서도 현실적인 그림이 함께하면, 독재정치에 대해서, 그리고 독재정치를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힘인 시민들의 정치적인 자각에 대해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일이  너무 무겁거나 어렵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분명, 그런 책읽기는 아이들 뿐 아니라 책 읽어주는 어른들에게도 적지 않은 의미를 남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