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 작가와 일러스트 작가의 작업 안내서』는 제목 그대로인 책입니다. 독립출판 작가로서,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로서, 이보현 작가님과 이곤 작가님이 창작과 출판 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경험을 나눠줍니다.
 
크고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사실 그래서 들고 다니며 읽기 참 좋습니다ㅎㅎ) 목차를 보면 창작과 출판 세계로 첫 걸음을 딛는 사람들이 미리 알고 싶은 내용으로 꽉 차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용어부터 종이나 작업 방법처럼 창작단계 전부터 스캔, 색감조정같이 책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 독립서점 입고, 마케팅, 전시 등 출판 이후 진행해야 할 일들까지 순서에 따라 정리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번아웃이나 ‘실패’와 같이 실망스러운 상황에 대처하는 노하우까지 공유하고 있네요! 이론적인 이야기들이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조언들이기 때문에 초보자들, 혹은 몇 번의 실전경험 이후 좌절과 혼란에 빠진 사람들에게 굉장히 많이 도움이 될 책입니다.
 
저한테는 작업물 보존과 자료 저장에 대한 조언들(32쪽)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드디스크가 망가졌을 때 복구비용이 얼마인지에 대한 정보, 그리고 그 비용을 들였음에도 완전 복구는 불가능했다는 경험담은, 10 년 가까이 된 낡은 하드디스크를 아껴쓰고 다시 쓰는 저의 등줄기에 식은땀을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이처럼 바람직하지 않은 창작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지식을 보강, 수정하는데 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들, 요령들, 지식들 뿐 아니라 경험이 쌓여야 얻을 수 있는 교훈들, 그리고 다른 창작자들과 함께 잘 되고 싶은 다정함이 꾹꾹 눌려담겨진 『독립출판 작가와 일러스트 작가의 작업 안내서』. 창작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해도 좋고, 항상 가지고 다니다가 도움이 필요할 때 마다 펼쳐 봐도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