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고 걸어요, 인천의 문학과 장소" 프로그램 덕에 딴뚬꽌뚬과 만나게 되신 김선희 작가님의 소설 『너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한옥 짓기를 소재로 한 꿈을 좇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이고, 그리고 퀴어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에서 그려내는 청소년들의 열정은, 무슨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것처럼 경쾌한 음악과 탁 트인 푸른 하늘로 연출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한옥학교에 입학하며 고등학교도 그만둘 정도로 열정적이지만, 엔진톱을 다루다가 왼손 손가락이 홀라당 없어져 버립니다.

더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렇지 않다고 말할 근거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좋은 대학이나 좋은 직장, 굉장한 월수입은 그것 자체로 강력한 입증 근거가 되고, 아무도 토 달지 않지요. 그것 이외의 근거는 어떻게 제시해야 할까요? 주인공은 부모님의 만류에도 기어코 나무조각과 한옥의 길을 고집하려 하는데, 저는 조용히 한숨 쉬며 "부모님 말씀 잘 들어라..." 하고 있었습니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청소년들의 혼란스러운 인간관계 묘사, 악의 없는 선의와 사랑이 주는 고통, 소수만이 아는 추억의 공간과 그 소멸 등이 섬세하게 다루어지고 있어서 아주 감명 깊게 읽은 소설입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빌런으로 해석할 때 아버지 캐릭터가 아주 매력있었다고 느꼈네요. 주인공에 이입한 독자가 이런 빌런에게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할까, 고민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