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군가를 가해했던 일을 홀라당 잊고, 마치 아무 죄도 없는 양 이 책에 나오는 가해자들에게 분노하는 것은 아닐까?
 
 이젠 어른이 된 왕따 피해자들의 인터뷰집입니다. 유튜브 채널 "씨리얼"에서 「어른이 된 왕따들」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된 인터뷰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 책은 갑갑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줍니다. 갑갑한 이유는, 이 책을 읽고 반성해야 할 사람들은 오히려 이 책을 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읽는다 한들 마찬가지입니다. 유튜브에 인터뷰가 방송되고 난 후"나는 아니지?"라는 가해자들의 연락이 오거나, 심지어는 커뮤니티에 영상을 퍼가고는 자신의 가해행위를 자랑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두려운 이유는, 혹시 내가 그런 뻔뻔한 사람인 것은 아닐까 하는 불확실함 때문입니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를 가해했던 일을 홀라당 잊고, 마치 아무 죄도 없는 양 이 책에 나오는 가해자들에게 분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지요.
 왕따 문제는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이 책에는 왕따 가해를 수수방관하는 한심한 선생님들이 자주 언급되는데, 피해자들은 그 선생님들을 원망하면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갑갑함과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쉽게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 왕따 문제를 피해자의 입장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